매 달 한 번씩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던 남편은 말레이시아에 온 뒤로 세달이 되어가도록 머리를 자르지 않았다. 낯선 이국땅에서 마음에 드는 미용실을 새로 찾아내야하는 것도 새로운 과제이지만, 그에게는 머리를 기르는 것이 일종의 이 곳에서 누리고 있는 자유였으리라. 남편은 약 20년전 배용준 머리가 유행하던 시절, 긴 머리를 했던 이후로는 줄곧 짧은 머리를 유지해왔다. 그렇다고 한국에 있는 동안 두발규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회사를 다니고 사회생활하면서 아무래도 주변 시선으로 인하여 늘 깔끔한 머리를 유지했을 것이다. 회사로부터 벗어나고, 아는 사람도 없는 이 곳에서 그는 마음껏 머리가 자라도록 내버려 두었다.(긴 머리가 종종 불편했는지, 운동용 헤어밴드까지 구매하였다...!) 그러다 세 달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