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페낭

부부가 10년 넘게 다닌 회사에 휴직을 내고 말레이시아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의 휴식, 성장, 새로운 시작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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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aysia_Penang/페낭살이

2024 말레이시아 페낭 단수

HanaJina 2024. 1. 11. 00:17

 

2024.01.10 노후 배관 교체로 인한 페낭지역 단수

  오늘부터 페낭 지역에 단수가 시작되었다. 지역에 따라서 짧게는 48시간, 길게는 96시간에 걸친 단수여서 여기저기 난리가 났는데, 다행히도 우리 동네는 금번 단수 지역에 해당되지 않았다. 페낭의 중심지를 포함하여 최대 관광지인 조지타운까지도 모두 단수지역에 들어가, 페낭 시내의 대부분의 음식점이 문을 닫고, 호텔 마저도 단수로 인한 환불 조치를 해주고 있다. 심지어 몇몇 학교 마저도 휴교를 하였다고 하니 정말 물 없는 세상은 아찔하다.

 

  우리 콘도 역시 단수 해당 지역이 확정되기 전까지 여러차례에 걸쳐 안내 메일을 발송하였는데, 미리 물을 저장해 놓을 것을 당부하며, 이 기간 동안에는 수영장의 타올도 제공하지 않겠다고 안내했다. 아마도 수영장은 이미 받아놓은 물이라 이슈가 없지만, 타올은 세탁을 위한 새 물이 필요하여 그런 안내를 한 듯 하다. 어쨋든 결과적으로 다행히도 우리 콘도는 단수를 피해가긴 하였으나, 지난 주말 단수를 대비하는 사람들로 마트는 북새통을 이루었다.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우리가 마트에 도착하였을 때 사용 할 수 있는 마트 카트가 단 한 개도 없었다. 우리는 단수와 무관하게 장봐야할 품목이 매우 많은 상태였는데, 카트가 없어서 아쉬운대로 바구니에 장을 보느라 고생을 좀 했다.

 

 

 

 

 

  한국에 있을 때에도 단수를 한 번씩 겪어보긴 하였으나, 해당 아파트나 동네 한정으로 단수가 진행되다 보니 사실 회사에 가서 대부분의 볼일을 처리하거나, 친정에 가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섬의 반 이상이 단수가 되다니. 이 곳에서는 내가 몸을 피할 회사도, 친정도 없는데 호텔과 식당까지 모조리 문을 닫는 광범위한 단수이니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한 달 전 콘도에서 물탱크 청소로 인하여 3일간 (물탱크 청소를 3일이나 하다니...!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이 더럽거나 공급이 원할하지 않을 수 있으니, 가급적 물을 저장하여 사용하도록 안내한 적이 있었다. 이 때에도 깨끗한 물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요리와 설거지를 모두 하지 않기 위해 매일 같이 아이들 간식과 도시락을 모두 구매하고 식사도 외식만 했었다. 샤워는 헬스장에서 해결하고, 양치는 미리 구비해놓은 생수로 해결하였는데 물이 아예 나오지 않는게 아니었음에도 물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것만으로도 모든 일상에서 불편함을 겪어야했다. 

 

단수지역을 비켜간 덕에 이리저리 문을 닫고 대비를 하는 타 지역과 달리 이전과 같은 평범한 일상을 보낸 오늘. 아이들을 목욕시켜 재운 뒤, 설거지를 하면서 이렇게 평범한 일상이 물이 없었으면 불가능했겠구나 싶었다. 앞으로 페낭에서 지낼 날들이 아직 많이 남았기에 다음번에 우리 동네가 단수에 해당되는 지역이 되면 어떻게 해야할까 잠시 고민해보았다. 기왕이면 애들 방학 기간에 단수기간에 맞물려서 교외로 여행을 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