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페낭

부부가 10년 넘게 다닌 회사에 휴직을 내고 말레이시아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의 휴식, 성장, 새로운 시작을 기록합니다.

JINA의 쉼표, 그 기록_in Malaysia

Malaysia_Penang/국제학교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국제학교 선택하기

HanaJina 2023. 9. 30. 11:20

지역과 학교 선택하기


 
남편과 내가 말레이시아 이주를 결정한 후 가장 먼저 한일은 지역과 학교를 선택하는 일이었다. 먼저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인이 많이 사는 쿠알라룸프, 페낭, 조호바루를 후보로 두고 검색을 하였다. 수도인 쿠알라룸프는 주재원 등 업무적으로 이주하여 지내는 사람이 많았다. 우리의 서울이 그러하듯,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굉장히 발달된 도시였다. 하지만 그만큼 물가도 높았다. 우리는 결혼한 후로 쭉 한국에서는 서울, 그것도 강남에서 거주하고 직장을 다녔다. 원래 둘 다 도시생활을 선호하는 편이 아님에도 직장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일을 안하는 동안만큼은 좀 더 도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페낭과 조호바루로 눈을 돌렸다. 조호바루는 최근 한국인들에게 인기있는 지역으로 싱가폴과 매우 인접해서 싱가폴에 회사를 두고 있는 사람들이 조호바루에 살기도 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어디에서나 바다가 인접한 페낭섬이 더 끌렸다. 조호바루가 신흥 도시 느낌이라면 페낭은 조용한 섬도시 같았다. 이렇게 마음이 가는대로 페낭으로 도시를 선택을 하였다.  
 
지역을 페낭으로 결정하고 페낭 내에 있는 국제학교들을 검색하였다. 1차적으로 모든 학교를 리스트업한 후 위치, 평판 등을 종합해 후보를 5개 이내로 줄였다. 그 후 코엑스에서 열린 유학박람회에 참석하여 직접 상담을 받았다. 유학박람회에서 말레이시아 부스는 크지 않았다. 호주나 캐나다는 업체나 학교 별로 큰 부스를 운영하며 커다란 영역을 이루고 있었지만, 말레이시아는 한 영역에 모든 학교가 모여있는 정도였다. 그래도 다행히 후보로 보았던 포위스와 텐비가 상담이 가능하여 그 자리에서 상담을 하였다. 먼저 포위스 상담을 하였는데, 포위스에서는 교장선생님이 나와계셔서 교장선생님과 직접 상담을 할 수 있었다. 교장선생님이 서울 서초에 있는 국제학교에서 근무를 하셨었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한국에 대해 굉장히 잘 알고 계신 것 같았다. 성격도 엄청 유쾌하셔서 우리가 걱정하는 것들 (입학 테스트 등)에 대해서 상담하면서 안심을 시켜주셨다. 그 뒤로 텐비 담당자와도 상담을 하였는데, 이미 포위스에서 교장선생님과 상담을 한 뒤라 포위스로 마음을 많이 빼앗겼다.
 
몇 달 뒤, 우리는 사전답사를 위해 페낭에 방문하였다. 유학박람회에서 상담을 받았던 포위스와 텐비, 그리고 우리가 거주지로 보고있는 탄중토공에 새로 개교한 스토니허스트까지 세 학교에 투어신청을 하고 방문하였다.
 
[포위스]
2019년에 개교한 학교이기때문에 완전히 새건물은 아니지만 낡은 구석은 없다. 프라이머리와 세컨더리가 지역이 나뉘어 있다보니, 프라이머리에 해당하는 어린 아이들만 다니고 있었고, 운동장이 굉장이 넓고 푸르렀던 것이 기억에 남았다. 나머지는 사실 시설이 특출나거나, 눈에 띄는 특징이 있지는 않았다. 식당도 시설이 좋은 느낌은 아니었고, 식사를 직접 준비해줘야하는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식당에 에어컨도 없다...) 단, 담임선생님은 90%이상 원어민으로 구성되어있는점이 장점으로 느껴졌다.

포위스 운동장, 수영장, 식당

 
[텐비]
세 학교중에 개교한지 가장 오래된 학교여서인지 가장 분위기가 학교같고 활력을 띄고 있었다.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왼쪽에 프라이머리 건물 오른쪽에 세컨더리 건물이 위치하고 있었고, 프라이머리 건물에서 왼쪽으로 더 갔을 때 운동장과 수영장이 있었다. 잔디구장이 별도로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농구장은 야외임에도 지붕이 있어 운동하기에 좋아보였다. 그 외에도 뭔가가 계속 공사중이었는데, 아이들을 위해 새로운 건물과 시설들을 짓고 있으며, 새로 입학하는 학생들부터는 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텐비는 내가 투어한 세 학교 중에 원어민 선생님 비율이 가장 낮았다.

텐비 농구장, 수영장, 도서관

[스토니허스트]
2022년 9월에 개교한 스토니허스트는, 우리가 투어를해서 방문했을때는 개교한지 반년정도 밖에 되지 않은 상태였다. 신축 학교이다보니 시설은 말할 것도 없이 가장 좋았다. 입구에서부터 신경써서 세운 조형물들이 있고, 2층으로 올라가면 바운동장과 수영장, 식당이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은 바다를 조망하고 있었다. 수영장은 바다와 끝이 맞닿아 인피티티풀처럼 느껴졌고, 식당은 통유리로 되어있어 개방감이 있었다. 교내 식당은 마치 회사 사내 식당처럼, 구역별로 여러가지의 음식을 준비하고 학생들은 샘플을 본 뒤 원하는 식사를 골라서 먹을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도 가장 흔들렸던 부분이 이 스토니허스트의 식당이었던 것 같다. 도서관도 굉장히 넓고 좋아서 이런 도서관이 서울에 있다면 유료로라도 입장하지 않을까 싶었다. 위치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는데,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있는 탄중토공 내에 위치해있어 키사이드, 타마린 등에서 도보로 등교가 가능한 유일한 학교였다. 특히 내가 선택한 키사이드는 아예 건물이 등을 마주하고 있어 길 하나 건너지 않아도 되어, 초품아라고 해도 될 정도의 위치에 있다. 이렇게 위치와 시설면에서는 나무랄데없이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스토니허스트였지만 아직 개교한지 얼마되지 않은점이 마음에 걸렸다. 
몇몇 특별활동실은 아직 공사중에 있었고, 공사중인 장소에서는 새 건물의 냄새가 났다. 설명해주는 담당자도 내가 학교 브로셔 등을 요청하였을 때, 아직 없는지 아무런 인포를 제공해주지 못하였다. 

스토니허스트의 식당, 도서관

 
고민 끝에 우리는 포위스를 선택하였고, 굉장히 만족하며 다니고 있다. 한 달 간 다니면서 느낀 포위스는, 예체능이 굉장히 강조되는 학교이며 다양한 학교 행사도 준비되어있으며, 아이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곳 같다. 일단 영어가 많이 부족한 우리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면서도 영어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고 있는데, 언어가 부족해도 위축되지 않도록 학교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시는 듯 하다. 다만 이러한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공부를 열심히 시키는 느낌은 아닌데, 우리는 아이들이 공부보다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학교를 선택하였기 때문에 만족하고 있다. 식당은 우려한대로 시설이 그닥 좋지 않고 오전 간식과 점심 도시락을 싸서 보내야하지만, 학교와 제휴된 도시락 업체들도 있기 때문에 도시락은 어느정도 선택이 가능하다. 수영과 음악수업은 주 1회 포함되어있어 1주일에 한 번씩 수영복과 바이올린을 챙겨가고 있다. 중국어 수업은 주 4회인데, 영어가 부족한 우리 아이들은 중국어 대신 영어보충(EAL)을 선택하여 듣고 있다.
 
이 곳에서 만난 몇몇 다른 학교의 학부모들을 통해 들어보니 학교마다 특징이 있고, 본인의 가치관에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예를 들면, 달랏의 경우는 몇 없는 미국식 국제학교인데, 애초에 영어 수준이 어느정도 되지 않으면 입학이 불가하며, 수영수업이 없고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학업 성취에 대한 Test를 본다. 달랏은 종이 울리는 학교라고 하는데, 내가 느낀 포위스는 도대체 수업이 언제 시작하는건지, 애들이 수업 중인건지 싶게 워낙 자유로운 분위기이다보니 공부를 좀 더 확실하게 시키고 싶다면 포위스보다는 달랏 같은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우리 애들은 집에 오면 오늘 공부 하나도 안했다며 매일 싱글벙글이다 ^^;;) 아직은 한 달 남짓 다닌 정도라, 일년을 마무리한 후 포위스에 대한 자세한 정리를 해볼 계획이다.